전자부품 산업의 중심이 모빌리티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기계산업 중심의 내연기관차에서 전자산업 중심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시장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대표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이 교체 수요에 의존하는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전자부품 기업들이 모빌리티로 몰려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빌리티 쇼로 탈바꿈하는 글로벌 IT 전시회들
이 같은 흐름은 트렌드에 민감한 전시산업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전자부품 전시회 ‘Electronica 2022’에서는 총 7만명의 방문자가 몰렸는데, 그 중 31%(2만2000명)가 자동차 분야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내부 센서 기술 등을 필두로 한 전자부품 산업이 모빌리티 분야와 빠르게 융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자제품 분야의 대표 전시회로 잘 알려진 미국의 ‘CES’에서도 어느덧 모빌리티 비중이 가장 크다. 특히 지난 1월 열린 CES 현장에서는 ‘우리 삶에 다가온 미래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최첨단 기술들이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 CES를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장 부품 시장, 내년이면 500조 규모로 커진다
주목할 만한 건 모빌리티라고 해서 자동차 회사가 중심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CES를 예로 들면, 모빌리티 분야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대형 자동차 업체들은 불참했다. 그럼에도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차량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참가하면서 참여 기업 수는 전년도 행사 때보다 대폭 늘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024년 차량 기술 및 첨단 모빌리티 분야에 참여하는 기업은 714개로 2023년(300여 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다시 말해 모빌리티 산업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전자부품 기업들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시장의 성장세만 봐도 알 수 있다. <KEIT 이슈리뷰 2023 10월호>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전장 부품 원가는 지속적으로 증가(40%, 2020년)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약 7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기차 내 전장 부품 시장은 2021년 914억 달러(120조원)에서 2025년 3748억 달러(492조원)로 연평균 42.3%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잔자부품 기업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국내 휴대폰과 TV 등 기존 IT 부품의 주요 제조사들의 대처가 눈에 띈다. 전장 부품 산업을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는 것. 삼성과 LG만 해도 전장용 유연 디스플레이, 전장용 수동 소자, 카메라 모듈 등 모빌리티용 전자부품을 대거 홍보하고 나섰다. 이들 리딩 기업은 가전용 전자부품 대비 기술적 진입 장벽이 훨씬 높은 모빌리티 시장에 단계적으로 안착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은 고성능, 고품질,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분야지만,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고려하면 기꺼이 장기 투자를 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AI, 센서, 통신···모빌리티 첨단 부품은 1000조 훌쩍?
첨단 전자부품 또한 모빌리티 산업에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기인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 달러(9조원)에서 2035년 1조 달러(1311조원)로 매년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첨단 전자부품 업계는 새로운 부품을 창출하거나 기존 부품의 특성을 향상시켜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ECU(Electrical Control Unit)의 연산 고도화와 인지(센서) 기능의 민감도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거나 WAVE(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 C-V2X(Cellular-Vehicle-To-Everything) 등 V2X 통신 기술 융합 자율협력주행을 위한 연구, 차체 경량화 및 공간 활용 효율 향상, 배터리 고밀도화 및 전력 효율 극대화 등 전기차의 주행 성능 향상을 위해 고전압과 고온에서도 문제 없는 전장용 수동 부품(MLCC, Inductor)의 고용량·고밀도화·소형화 기술을 위한 노력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TV, 휴대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 전자부품 기업들은 모빌리티로 가야할까? 이미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과를 낸 기업도 있는 만큼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땐 산업의 변화를 먼저 받아들인 세계 시장을 탐색해보자.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할 때는 전시회 만한 것도 없다. 마침 올해 11월 12~15일 독일 메쎄 뮌헨 전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부품 전시회 'electronica 2024'가 열린다.
참, 운명같지 않나?
electronica란,
미래 모빌리티를 이끄는 국제 전자부품 전시회
주 최 사 | 메쎄 뮌헨 Messe München GmbH
개최장소 | 독일 뮌헨 컨벤션 센터 (Trade Fair Center Messe München)
개최기간 | 2024년 11월 12일(화) - 15일(금) / 09:00 – 18:00
개최주기 | 2년
최초개최 | 1964년
전시분야 |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 전기기계, 전자설계, 임베디드 시스템, EMS, 반도체, PCB,
측정 및 테스트 부품, 마이크로 나노 시스템, 패시브 부품, 센서, 전원공급장치, 무선 등
개최결과 | 참가사: 51개국 2,140개사 (한국 27개사)
/ 방문객: 102개국 70,000명
/ 전시면적: 150,000㎡ ※2022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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